강남제이비뇨기과

발기부전이 나이 많은 고령자에게만 생긴다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최근 필자의 남성의학 클리닉에 발기부전증을 호소하는 30~40대 젊은 남성들이 예전보다 많이 찾아온다.

1998년 경구형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오면서 발기부전은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인 것처럼 인식됐다. 하지만 단지 현재의 발기부전을 일시적으로 해결했다고 해서 만족하면 안 된다. 숨어 있는 발기부전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을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한다.

대표적인 원인 질환은 바로 혈관 질환이다. 발기부전은 심근경색·뇌졸중의 혈관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심지어 혈관 질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까지 말하는 비뇨기과 전문의가 많다. 필자도 전적으로 동감하는 사실이다.

발기부전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반수 이상이 목으로 지나가는 경동맥의 혈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발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탄력성 있는 음경 해면체 내에 혈액이 충분히 모아지고, 동시에 해면체 밖으로 유출되는 혈액이 차단되는 것은 필수다.

이와 같이 ‘혈액의 모아지는 힘의 압력’이 뼈와 같이 단단한 음경 해면체를 만드는 원동력인 것이다. 음경은 두 개의 해면체가 격막(septum)을 사이에 두고 쌍으로 붙어 있는데, 각각의 음경 해면체에 중앙에 음경 동맥이 지나간다. 이 음경 동맥의 굵기는 직경 1~2mm에 불과하다.

그런데 심장으로 가는 관상동맥은 3~4mm, 심장에서 머리로 가는 경동맥은 5~7mm, 다리로 가는 동맥은 무려 6~8mm다. 그러므로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상대적으로 직경이 가장 작은 음경 동맥에 먼저 신호가 오는 것이다.

지금까지 통계를 보면 발기부전증 환자 중 약 60% 정도가 발기부전을 치료한 후에도 혈관 질환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심혈관질환·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환자 중에서 발기부전증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이유도 바로 발기부전증이 혈관 질환이기 때문이다.

발기 이상 6개월 지속되면 적신호

혈관을 수축시키는 흡연도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다. 이유인즉 담배의 니코틴이 음경 혈관의 신축성을 크게 약화시켜 위에서 언급한 음경의 ‘혈액의 모아지는 힘의 압력’에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필자의 클리닉을 찾아오는 발기부전 환자가 골초인 경우에 내려지는 처방은 바로 금연이다.

흡연하는 발기부전증 환자의 금연 효과는 대개 3개월 후부터 나타나고 6개월 정도면 흡연이 발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흡연자가 실감하는 시기이므로 이때부터는 대체적으로 흡연할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성기능이 정상인 남성은 하룻밤 수면 중 통상 3~5회 빈도로 발기되며 한 번 발기되면 30분 정도 유지된다. 이런 수면 중 발기가 일어나지 않으면 신체적 요인을 의심해 보아야 하고 수면 중 발기가 유지된다면 심리적 요인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심리적 요인은 대략 30% 정도로 추정된다. 심리적 요인의 원인으로는 심한 정신적 충격이나 자기의 성적 만족보다 상대 여성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적인 의무감이 큰 경우에 발생한다. 심리적인 요인은 갑자기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이런 경우에는 남성 클리닉 전문의와의 상담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

발기 이상 증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밝히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남성 중 대략 200만 명의 발기부전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성인 남성의 7%가 발기부전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치료를 받는 사람은 이 가운데 10%밖에 안 된다. 나머지 90%는 발기부전증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