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제이비뇨기과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J 씨가 진료실에 들어왔다. “어디가 불편해 오셨습니까.” “불편한 곳은 없는데….” “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저…, 음…. 요즘 부부 관계가 잘 안 되어서….” 발기부전 환자는 대부분 뜸을 들이다가 자신의 사정에 대해 자신 없이 얘기한다.

환자 대부분은 발기부전이 생겼을 때 무언가 남자로서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자격지심 때문에 자신뿐만 아니라 부인과 가족들에게 화를 내며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않고 매사에 의욕을 상실하기도 한다.

또한 J 씨는 3년 전부터 성관계 도중 사정할 때쯤 되어서 저절로 시들어 버리는 당혹스러운 사태를 겪고 나서는 발기 유발제에 의존하면서 성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근 며칠 전부터는 발기 유발제 약을 먹어도 발기 강직도와 지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이제는 처음부터 성관계를 시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30, 40대도 병원 문 두드려

최근 들어 30, 40대 젊은층도 발기부전으로 병원 문을 두드린다. 원인으로는 대사성증후군 질환(당뇨·고혈압·고지혈증·비만)이 주된 원인이지만 실업이나 경제적인 압박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젊은 사람이 발기부전에 걸렸고 흡연자라면 금연을 강력히 권고한다. 발기부전은 결과적으로 원만한 성생활을 어렵게 해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고 사회생활에서 무기력증과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신속한 치료가 요구된다. 보통 일차적으로 접근하는 치료는 발기 유발제를 성관계할 때마다 복용하거나 발기 유발 주사제를 집에서 스스로 주사하는 방법으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먹는 약은 심혈관계에 이상이 있는 경우엔 사용할 수 없고 안면홍조·구역질·색각이상 등의 부작용 증상이 심하거나 약물 효과가 점차 떨어지는 경우에 사용하는데 제한이 된다.

자가 주사 요법은 매번 음경에 바늘을 찔러야 하므로 바늘 공포증이 있는 환자는 한두 번 참고 받을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요즘에는 보다 안전하고 효과가 반영구적으로 지속되는 음경 보형물 삽입술에 대한 시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 치료법은 음경 해면체에 인체 공학적으로 만든 음경 보형물을 삽입, 언제든지 성관계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수술적 방법이므로 선뜻 선호하지 않지만 한 번의 시술로 더 이상 먹는 약과 주사제에 의존하지 않고 평생 발기부전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또한 사정과 성적 쾌감에도 전혀 문제가 없어 환자와 파트너 모두 만족도가 90% 이상으로 높다. 보형물 중에서 완성도가 가장 높은 팽창형은 음경의 발기 메커니즘을 적용한 것으로 작동 스위치，두 개의 실린더，저장고로 구성된다.

작동 스위치는 음낭에，실린더는 음경에，저장고는 하복부에 삽입하며 작동 스위치를 가볍게 누르면 저장고의 물이 튜브를 타고 실린더를 가득 채워 발기 상태를 유발한다. 수술한 티가 나지 않아 여성 파트너는 수술 여부를 알 수 없다.

발기부전 환자 P 씨가 생각난다. 그는 군대를 제대하고 발기부전증으로 실연당해 어느 산사에 들어가 도를 닦는다고 했다. 그는 발기부전증 치료를 포기하고 있던 중 음경 보형물 삽입 시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필자의 의학 칼럼을 읽고 수술을 요청했다.

검진 결과 음경이 너무 작아 수술이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자는 지금까지 온갖 수모와 실연을 당했는데,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남자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필자를 설득해 수술을 받았다.

시술 결과 의외로 환자 음경 해면체의 신축성이 좋아 수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수술 후 수개월이 지났을까, 필자의 클리닉에 말쑥하게 차려입은 젊은 신사가 찾아왔다.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는데 바로 몇 개월 전에 시술해준 P 씨였다. 그는 연신 “고맙습니다. 원장님”이라고 인사했다. 필자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입가에 잔잔한 웃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