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제이비뇨기과

음경만곡증은 생명을 위태롭게 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정상적인 성생활을 저해하는 복병이다. 환자들은 보통 수개월간 혼자서 끙끙 고민하거나 성적 좌절감을 경험하게 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영구적인 성기능장애가 오는 경우도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잠에서 깨어보니 음경이 휘어져 있거나 음경을 만져봐서 딱딱하게 만져지는 부분과 부드럽게 만져지는 부분이 불규칙적이고 발기시에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라면 십중팔구 음경만곡증이다.


정상적인 음경에는 두 개의 관 모양의 음경해면체가 있어서 이곳에 높은 압력의 혈액을 저장한다. 음경해면체에는 저장한 피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백막이라는 흰색의 빽빽하고 단단한 섬유성 조직이 둘러싸고 있다. 남성이 성적으로 흥분되면 이 음경해면체로 지나가는 혈액의 양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두 관이 부풀게 되는데, 백막의 견고한 조직이 둘러싸고 있어서 음경해면체는 어느 정도의 부피 이상으로 커지지는 못한다. 그러면 음경해면체 내의 혈압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평상시에는 구부러져 있던 음경이 곧바로 펴지면서 정상적인 발기가 일어나게 된다.


음경은 왜 휘게 될까. 음경만곡증의 발생원인을 풍선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된다. 기다란 풍선을 상상해 보자. 조금 불어서 어느 정도 형태를 갖게 한 다음 그 위에 조그만 스카치테이프를 붙인다. 그리고 다시 풍선을 불어보자. 풍선은 탄력성이 강한 데 비해 스카치테이프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풍선은 스카치테이프를 붙인 곳을 중심으로 구부러진다.


음경만곡증의 유발요인은 스카치테이프처럼 백막에 생긴 흉터가 적절하게 자연치유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남성들이 열성적이고 난폭한 성관계 도중 백막의 손상을 받는다. 그러나 대개 금방 치유돼 원상태로 돌아오는 데 반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음경이 휘게 되는 것이다. 자연치유가 되지 않으면 결국 흉터가 늘어남에 따라 발기력에 손상을 준다. 촉진이나 초음파검사를 통해 흉터를 발견할 수 있다. 완전히 곧은 음경은 없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구부러져 있으므로 그 정도 가지고 의사를 찾아갈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음경이 휜다거나 성교시에 전에 없던 통증이 수반된다면 즉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전체 음경만곡 환자의 20%에서는 첫 증상을 느낀 후 바로 의사를 찾아와 외과적 수술법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외과적 수술법으로 네스비(Nesvit) 방법이 있는데, 흉터가 없는 반대편의 정상적인 백막조직을 제거하거나 주름을 잡아서 음경을 똑바로 펴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은 음경이 조금 짧아질 수 있지만 가장 손쉽고 손상 부위도 작은 방법이다. 특히 발기에는 이상이 없고 음경이 구부러진 정도도 60도 이내이며 음경이 콜라병처럼 가늘어진 부위가 없는 환자에게 더욱 효과적이다. 휜 각도가 60도 이상인 경우에는 문제를 일으키는 흉터 부위를 떼어내고 피부나 다른 조직을 이식하는 방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음경만곡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방어적인 섹스를 하며 성교 도중에는 발기된 음경을 구부린다거나 하는 행위, 즉 음경에 직각 방향의 압력을 주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가장 위험한 섹스법은 ‘로데오 섹스’(카우보이가 소 등에 거꾸로 탄 자세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것은 남성이 아래에, 여성이 위에 있는 자세로서 이때 서로 마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성은 여성의 등을 보며 성교를 한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여성이 흥분한 나머지 자기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여성이 위로 솟아오르면서 음경이 외부로 노출되게 되고 이때 여성의 질과 남성의 음경이 정확히 일직선상에 놓이지 않게 되면 여성은 아래로 내려오면서 음경을 구부러뜨린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물론 새로운 섹스 체위는 호기심을 자극해서 황홀한 성적 흥분으로 이끌어줄 수도 있지만 너무 과격한 체위는 음경백막손상으로 음경이 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항상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