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제이비뇨기과

제약사들의 춘추“발기” 시대

세상에서 가장 웃음소리가 많은 회의실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작명하는 제약회사의 회의실일것이다. 국내 의약품 가운데서 가장 치열한 경합이 펼쳐지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잘되나’ ‘자, 이제 되나’를 연상시키는 동아제약 ‘자이데나(Zydena)'의 선전에 이어, 지난 2월에는 ’야, 일어나‘ ’야 일 나‘를 연상시키는 ’야일라(Yaila)'가 등장했다. 이런 이름을 짓느라
얼마나 웃었을까?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로 지난해 발매 1년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자이데나는 경쟁사에비해 20~40퍼센트 저렴하고 부작용이 적어 발기부전 ‘신도’ 들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은 약이다. 지난해 출시된 후 한국화이자의 비아그라, 한국릴리의 시알리스, 한국바이엘의 레비트라가 삼파전을 벌이는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후 레비트라를 제치고 3위에 거뜬히 안착했다.
게다가 내수뿐 아니라 세계 30여 개국에 진출해 다국적 제약사 사이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눈 충혈이나 근육통 등의 주요 부작용을 최소화했으며 약효 지속 시간을 12시간으로 최적화한 것이 특징.

한국인이 좋아하는 ‘강력한 발기 효과’를 앞세운 종근당의 야일라는 레비트라와 성분은 같되 바이엘과 혈력 마케팅을 통해 발매한 것. 가장 높은 강직도를 자랑하며 발효 시간이 10분 내외로 제일 빠르다. 올해 2월 출시하고 한 달 반 만에 2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토했다.
당뇨나 고혈압을 동반한 중증 발기부전 환자에게 더 효과가 높은 타사 제품으로 효과를 못 볼 경우에도 써볼 만하다고.

당신의 물건이 ‘직립’하는 데 문제가 없다 손 치더라도 눈앞에 파란 알약이 있고 또 그걸 먹을 수 있다면 과연 뿌리치겠는가? 불기부전은 아니지만 환자가 처방을 절실히 원하는 경우, 실제로 처방해주는 경우도 사실 이다. 두 가지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존재했을 때 어느 비뇨기과 원장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기질적으로 특별한 원인은 없는데, 실패에 대한 염려 등 예정된 성행위에 대한 심한 행위불안증이 있는 경우에는 일시적인 심리적인 안정감과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 약을 처방해주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는 심인성 발기부전의 치료제로 적용된 경우다.
이제 약도 여러 가지인데 환자 특징에 따라 처방약이 달라지기도 할까? 야일라와 비아그라의 경우 발기부전이 심한 노령 환자에게 많이 처방하고, 젊고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에게는 시알리스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강남 J 비뇨기과 박 천 진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젊은 환자의 경우에는 약효 지속 시간이 긴 경우를 선호하고, 노령 환자의 경우 발기 자체가 중요하므로 약효 발효 시간이 짧더라도 강직도가 높은 것을 선호합니다. 발기부전의 경우, 전립선이나 심장질환, 당뇨와 고혈압등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이 때문에 의사들은 상호 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약을 선호하죠.”

진통제를 자주 먹던 사람이 나중에는 한꺼번에 네 알을 먹어도 약효를 못 느끼는 경우를 봤다. 발기부전 치료제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물론 그렇다. 그래서 멀쩡한 젊은이가 정력제 삼아 먹는 일을 말리는 것이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발기에 무리가 없는 남성이 복용했을 때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혈관 벽의 특정 효소에 작용해 피가 음경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도와 발기를 유지시키는 것이 치료제의 원리. 그러나 그 특정 효소가 성기뿐 아니라 심장, 눈, 코, 뇌, 고환 등 주요 신체부위에도 존재한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멀쩡한 사람은 물론 발기부전 환자가 정량 이상을 복용했을 때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두통이나 코막힘, 소화불량이나 얼굴 홍조 등의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쏠린 피가 순환되지 않아 발기 상태가 비정상적으로 지속되어 성기 절단의 위험에 이르는 등 다양하다.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당뇨 환자이거나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1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비아그라가 49.2퍼센트를 차지해 출시 후 8년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약효 지속 시간이 36시간으로 유럽에서는 ‘주말 약’ 으로 부르기도 하는 시알리스가 30.4퍼센트로 2위다. 이어 자이데나가 12.8퍼센트, 레비트라가 7.6퍼센트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쟁에 끼어든 야일라도 선전하고 있고, 연말쯤 SK케미칼이 독자 개발한 ‘엠빅스(M-vix)’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바야흐로 각축전을 앞두고 있다. 제약회사들이 더큰 파이를 집어 먹으려고 난리겠지만 어찌 됐든 밤이 무서운 남자들에게는 좋은 일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