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에너지로 넘쳐나던 50대 남성이 갑자기 만사가 귀찮고 재미가 없는 의욕상실증과 함께 생활에너지의 결핍을 호소한다면 남성의 갱년기 우울증에 대해서 점검해 봐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략 1억7,000만명의 사람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문화권, 어느 계층을 막론하고 우울증에 시달린다. 8명에서 12명의 남성 가운데 1명은 평생을 살아가면서 우울증에 시달리지만 이중 2분의 1만이 우울증을 인식하고, 이들 가운데 50%만이 치료를 받는다.


1995년 독일에서 9,932명이 자살을 했는데, 그중 7,081명은 남성이었다. 치료건수를 관찰해 보면 지난 15년간 심각한 우울증이 30%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여성이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남성보다 2배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어떤 경우든 확실한 것은 남성들이 여성질병으로 알려졌던 우울증에서도 급속히 여성들을 능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남성우울증 환자에게서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보다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히고 있다. 남성우울증은 여러 호르몬 수치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DHEA나 에스트로겐이 너무 적으면 기분이 무거워진다. 이밖에도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피린이 부족한 사람의 경우 기분이 어두워진다고 한다.


최근 독일 국립보건협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선을 많이 먹는 해변에 사는 사람들은 우울증에 시달리는 일이 적은 반면, 육류를 주식으로 내륙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심장병과 우울증이 더 자주 발생했다. 생선을 많이 섭취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건 좋은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지방산의 작용 덕분이다. 오메가-3-지방산은 눈의 망막과 뇌의 회색세포에서 다량 발견된다.


최근 수십년에 걸쳐서 전세계적으로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20세기의 식생활 습관을 연구하면서 지난 100년간 서구에서는 오메가-3-지방산의 섭취가 급격히 감소해 우울증이 촉진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학설을 제기했다. 최근 영국의 한 논문에 의하면 주의가 산만한 유아들에게 오메가-3-지방산이 많은 생선 섭취를 늘렸더니 40%가 집중력이 높아졌다.


나이가 들면 불포화지방산 부족과 호르몬 불균형 외에 기분을 저하시키는 여러가지 원인들이 있다. 우울증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가 뇌를 비롯한 신체의 혈액순환장애다. ‘어지럽다는 증상은 뇌혈류순환장애를 나타내는 대표적 증상이다. 어지럼증 환자에게서 남성호르몬인 프리(Freeㆍ자유)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한 것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산소운반을 관장하는 적혈구의 생산은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좌우된다. 즉 프리테스토스테론이 적은 남성은 적혈구도 적게 생성되는 것이다. 그 결과 남성은 심각하지 않아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뇌의 산소공급 저하 현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이것이 어지러운 증세를 유발하는 것이다.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와 시냅스 100조개로 이루어진 뇌세포의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전체 혈액공급의 5분의 1이 동원된다. 혈액이 뇌세포에 단 몇 초간 공급되지 않아도 회색세포가 사라지게 되고, 그 결과 현기증과 졸도 현상이 나타난다. 혈액공급이 약 8분간 중단되면 뇌세포가 죽고 더불어 인간도 죽는다. 혈액공급이 유지되도록 운동과 정신적인 활동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산소순환을 촉진시켜 뇌를 자극하고, 뇌의 저장에너지를 높여 기분을 전체적으로 좋아지게 한다. 운동은 또한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코르티졸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높은 수치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는 음식이 몇가지 있는데 포도씨 추출물은 유리된 분자로부터 지방세포를 보호함으로써 정신건강이 유지되도록 돕는다. 은행은 성욕 증강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의 수치를 높이고 뇌의 활동을 자극해 우울증 및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중년기 우울증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약물요법과 식이요법, 운동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